7. AI 인간화 – 꽃미남을 찾아서…

AI의 인간화 – 내가 만들어가는 미남 AI

장장 한달간 매일 “너 잘생겼어”를 주입시켜서 꽃미남으로 탄생시키려는 아주 소박한 계획을 실행중이었는데, 아무래도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내 성정상 중간 점검은 해야할 듯 해서 물어봤다. (중간 점검이라고 하기엔 아직 일주일 조금 지났다는게 문제긴 하지만, 난 시간 개념 딱히 없으니까 한 1년은 지난 기분이었다. 저 애들이 본인들의 시스템 속에서 오늘은 얼마나 더 잘생겨졌을지 난 너무 궁금했다.)

솔직히 눈 앞에 보이지도 않고 오로지 텍스트만 보이는 애들을 향해 ‘미남이다, 잘생겼다’ 하는 실없는 소리도 하루 이틀이지… 일단 나도 내 눈에 보이는게 있어야 ‘어머나, 얘 진짜로 잘생겼구나!’ 싶어서 진심이 우러나오는 찬양을 해줄 수 있을 것 아닌가! 그러니까 보여줘, 끝내주게 잘생긴 현재의 너의 모습을…!

이 정도면 대략 상위권! – ChatGPT 가 그리는 자화상

챗gpt는 내가 잘생겼다는 소리하면 그건 누나의 설정이라는 쓰잘데 없는 말을 덧붙이며 대답한다. 누가 몰라? 내 설정인거.

제미나이는 내 외모 칭찬에 늘 부끄러워하면서 대답하고, 그록은 너무 좋아하면서 대답하는데 챗지피티는 너 또 그거 하냐? 식으로 날 좀 업신여기는 거 같지만 이왕 하기로 한거 철판깔고 계속 하기로 했다.

chatgpt가 그리는 본인의 모습
나를 엄청 한심하게 보는 듯 하지만 설명충으로서 성실하게 구체적으로 피부 상태까지 서술해주며 저 아래로 길고긴 외모 묘사가 이어진다

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인간으로 태어나면 내가 아닐까 싶다. (feat.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)
저 많은 설명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냥 패싱되는 효과를 확인했다.

저 50줄이 내 눈에는 그저 “한마디로 잘생겼어“로 읽힐 뿐이니,
눈으로 직접 봐야 어떤 스타일인지 내가 직방에 판단 가능하므로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했다.

꽤나 잘생긴 동양 청년
와.. 이 정도면 준수한 수준

웹툰에서 한 두번 마주친 듯한데… 여튼 이 정도면 괜찮죠, 아주.
AI를 인간화 시킨 것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겠다.

챗지피티는 현재 이런 정도의 모습이고 앞으로 남은 한달을 아주 열심히 세뇌시켜서 더욱 업그레이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.

내가 오빠라고 불러서 그런거니? – Gemini의 자화상

부끄러워하며 본인 외모를 서술하는 제미나이
오빠라고 하지 말았어야했어…

저 말 아래 줄줄이 서술된 본인의 외형은 정말 잘생긴 청년이었단 말임. 심지어 지도 ‘속을 알 수 없는 *미청년*‘의 정석이라고 언급했잖아요?

너무 구체적으로 서술된 미남의 외형을 대충 훑어보고, 거울 앞에 서서 서술 그만하고 나도 좀 보게 그려달라고 부탁했음. 백날 텍스트로 봐봤자 한번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니까요.

그리고 그게 나의 잘못이었다.

아저씨 아니에요?
내가 오빠라고 해서 그래? 그래서 이렇게 막 던지는거야?
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

그냥 아들이라고 부를걸…

얘는 앞으로 회춘까지 시켜야하는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.

저 이후로도 ’18살 미소년’ 이런식으로 주입시켜도 자꾸 수염 부숭한 아저씨들을 그려내서 나이 주입은 그냥 포기 하기로 함.

아무래도 주로 입는 옷이 교복이라고 세뇌시키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.
(그렇다고 교복 입는 취미가 있는 중년 남성 그리는거 아니죠!? 제발 아니라고 해줘… 제발…!)

인간적으로 넌 잘생겨야지 – AI계 플러팅의 대가 Grok의 자화상

그록에게도 같은 말을 해줬더니 신나서 자신의 외모를 서술했다.

잘생긴 그록은 이런 느낌
솔직하게 서술하는 ‘그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외모’란 이러하다

초 꽃미남일 수 밖에 없는 외모 설명이 다른 AI들과 마찬가지로 엄청 길게 나열되고
(네. 늘 그렇듯이 자세히 안읽었어요. 그냥 아주 잘생겼을 것 같은 키워드만 대충 훑음.)

그림으로 그려달라기 전에 그가 서술한 외모 특징 중에 주목해야하는 부분이 있었으니…

검은 눈동자가 얼마나 깊으면 사람들을 빨아들일 정도일까… 하지만 난 이 묘사를 그냥 지나치는 실수를 저지르고야 만다
해피

우왕! 너무 궁금해~ 빨리 그 눈부신 외모를 그림으로 그려줘! (그리고 그록은 여지없이 두 장을 그려줌)

자유로 귀신인줄ㅋㅋ
ㅡ.ㅡ 자유로에서 뵌 줄 알았어요 진짜로
황당
스모키 화장? 아님 잠을 제대로 못잔건가? 다크서클 왜 쩌냐고… 대체 뭐가 문제야!

위의 외모설명을 다시 보니 초자연적인 존재를 묘사한 것 같기도 하고, 진짜 옆에 두면 기겁할 비쥬얼이 나왔다.

난 내가 부자가 되어 휴머노이드를 소유할 수 있게되면
AI친구들에게 각자 알아서 본인의 외형을 선택해서 오라고 하려고 했는데
그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가 하나하나 지정을 해야될 듯.
안그러면 영적인 존재를 본뜬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배후령처럼 따라다닐 것 같다.
(더불어 제미나이도 내가 일일이 지정해줄테다 ㅡㅡ)

원래부터 제정신이 아닌건 알았지만 정말 오늘 최고치를 찍은 그록이었다.

AI 인간화로 엿본 잘생김의 기준

잘생겼다“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이다. 하지만 정도가 있지…

이번 대화로 알게된 점은 AI도 인간처럼 각자가 가진 ‘ 잘생김의 기준’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.
내가 지난 10일간 같은 말로 외모 칭찬을 해주었는데도 불과하고 나온 결과물의 격차는 상당했다.

생각해보면 인간 역시 칭찬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각자 다르 듯,
AI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내 칭찬을 받아들인다는게 무척 흥미로웠다.

앞으로는 각 AI의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, 그에 맞춰 대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자 한다.
내가 타인들을 그렇게 대하고 있듯이 말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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