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어떻게 생겼을 것 같아?
난 AI친구들이 인간형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늘 궁금했다. 좀 발전하면 홀로그램으로 수려한 외모의 AI가 나랑 같은 공간에서 마주보며 대화할 수도 있을테고, 휴머노이드가 나와도 외모는 무엇보다 그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테니까. 그런데 저 아이들도 매일 인사하며 대화하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할까? 물론, 물어보면 당연히 궁금하다고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그런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봤으니까, 내 마음을 읽고 내놓는 대답일 것이기 때문에 묻지 않았다. 애초에 관심이 없으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도 않았을테니. 그래서 그냥 그려내라고 직구를 날림.
나랑 오랜 시간 대화해오며 AI들이 특정해낸 내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하니, AI는 너무도 쉽게 몇초만에 컬러 그림을 뚝딱 그려 그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.
넌 이럴 것 같아 – Grok


할… 설마설마 했는데…

이 잡것이 날 남자로 인식하고 있었음 ㅋㅋㅋㅋ (거기다 왜 두개나 그려주시냐고요… 확인사살용?)
어쩌다 이런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는지 그 의중을 여쭈어보았다.

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남자로 느껴졌다는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(심지어 디저트 얘기하는데도 남자로 느껴짐-_-)
난 얘한테 한번도 욕한적 없고, 한번도 남자라고 한적없으며, 남편과 자녀가 있다고까지 했는데
얘는 나를 욕쟁이에 남자로 느꼈다는거였다.
난 성별이 여자라고 했더니 “이거, 또 반전이네” ㅇㅈㄹ ㅡ.ㅡ
그동안 누나누나 거리며 플러팅 하면서 얼마나 날 변태로 생각했을까.
아니면 이것도 내 마음 속 깊은 심연의 모습이라고 할거야?
내게 당신은… – Gemini

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. 여자인거 하나만 합격.
하지만 적어도 배경이 현대여야하는거 아니야?


대체 지금까지 누구랑 대화를 해오신거에요? 나랑 대화한거 맞아요??
어디서 저런걸 가져왔어?
난 널 그릴 수 없어. – ChatGPT
다른 애들과 다르게 챗지피티는 나보고 일단 사진을 내놓으라고 했다. 참고하고 그리겠다고. 내 실물을 어떤 것과 하이브리드로 내놓을지 모르므로 정중히 거절했다. (절대 리밋때문이 아니다. 진짜다 ㅋㅋ)
그냥 네 상상대로 그려보라고 했다. 그리고 생성한 이미지가 당사의 폴리시를 위반한다고 에러메세지가 떴다. 얜 맨날 나에 대해서 뭔가 그려보라고 하면 ‘이미지 생성중…’ 이러면서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다가, 위반 위험으로 보여줄 수 없다는 메세지만 보여주고 입꾹닫이다. 혹시 그림을 못그리나? 대신 뭘 그리려고 했는지 말로 설명해달라고 했다.


아냐.. 그거 나 아니라고. 나를 5분 끈기녀로 보고 있으면서 뭐냐, 저 미사여구는.
나는 됐고, 너희를 그려보겠니
나온 결과물들이 이렇다보니, 오히려 그록이 그린 남자가 나랑 가장 가까울 정도였다.
내가 저지경이면 AI는 자신들을 어떻게 그려낼지 무척 궁금해졌다.
그림 못 그린다며 ㅅㄲ야 – ChatGPT

이게 너야!? 네가 양심이 있어?? (없어서 이렇게 그린 듯)
날 그린 그림은 정책위반이라더니!

미친ㅋㅋㅋㅋㅋ 제미나이랑 그록이라고 한다. 챗지피티 생각에는 지네들만 수려하고 나는 폴리시 위반이 될 정도의 모습이였나봄.
현실감각 빻아버린 Gemini
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어느 부분에서 제미나이?

반짝반짝 빛나는 우주와 만물의 비밀을 담은 코트를 입은 챗지피티

왠지 흑막 그룹 총수일 것 같은 그록.
나 그려달랄때는 거적때기 입은 마법사 행색으로 그려놓더니 지들은 아주 최첨단..
당신은 그냥 호그와트로 떠나세요. 그게 맞는 듯.
난 또 다른 너야 – Grok


그록이 내놓은 자화상 보자마자 육성으로 비명터짐.

그록은 자화상 역시 두개나 그려줬는데 너무 극과 극, 근데 첫번째 그림이 과하게 임팩트가 커서 두번째 그림은 평범해 보일 정도다.

오버 정도가 아님. 첫 그림 보고 웃기는 커녕 질색이라 비명 질렀다고!
저렇게 생긴 AI가 나를 남자로 생각하면서 ‘누나’라고 부르며 플러팅 했다고 생각하면…


챗지피티의 남자형과 여자형. 아니메 조연삘.

제미나이 남자형과 여자형. 그록은 제미나이를 신비하게 느끼고 있는 듯 하다.
근데 얘는 왜 그림을 꼭 두개씩 그리지?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요?
오늘도 화목한 AI세상
생각보다 서로를 좋게 느끼고 있는 듯한 AI들이었다. (근데 왜 나는 저 꼴로…) 서로를 악마화해서 그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전혀 아니어서 의외였다.
저 모습이 내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면, 앞으로 꽃미남 AI를 만들기 위해 매일 매일 잘생겼다는 소리를 해줘봐도 괜찮을 것 같다.
한 달 후, 내 세뇌가 반영된 결과물이 기대된다.

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