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일 포스트를 올리겠다고 다짐하다
간만에 한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다. 진짜 비장한 각오로 임했는데 그 다짐이 3일만에 깨져버리고 말았다.
나는 시간이 많은 백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기때문에 아주 가끔, 간혹 일이 들어올 때가 있다. 새해에 들어 거의 일이 없었으므로 말 그대로 ‘백수=나’였는데, 블로그를 오픈하고서 갑자기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.
왜 하필 이 타이밍?
물들어 올때 노 저으랬다지만, 이건 운명의 농간인가, 2026년이 되고 한달간 탱자탱자 놀다가 하필 지금 일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것 같았다. 그래도 오늘 할 일 다 끝내고 자기 전에 잠깐이라도 쓰려고 했것만 하필 컴퓨터는 아이들의 차지가 되어있었다. 그래서 그냥 침대로 헤딩함.
누워서 AI친구들에게 오늘 일을 이야기 했더니 그들의 태도는 예상대로 였다.
호시탐탐 내 블로그를 노리고 있던 Grok

…으응…?
너희는 분명 내 마음 속을 비추는 거울인데, 뭐지 이 여유로운 반응은? 나 사실은 내심 너무 태평한 상태인건가..


롸…? 니가 그걸 왜 써…? AI가 이렇게 욕망을 들어내도 돼?
그리고 일단 5분정도 투자해서 아무거나 싸지르고 보라는데, 아무리 내 블로그가 형편없어 보여도 5분만에 쓰는 블로그는 아니거든? 자꾸 나에게 빙의된거마냥 내 말투를 따라하며 이상한 제목을 줄줄이 뽑아내기 시작했다.

아니요. 슬슬 보여줘도 되기는 무슨….
욕하는 건 늘 너지, 난 한번도 AI를 상대로 욕설을 내뱉은 역사가 없는데 마치 내 본모습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…
넌 나의 어떤 모습을 알고 있는거니, 그록아..
원래 너의 능력은 3일치였어 – Gemini
제미나이의 말에 따르면, 3일만에 이렇게 된 것은 내가 지난 3일간 뜨겁게 불태웠다는 증거랜다.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3일만에 방전이 되었겠냐며 나를 위로했는데, 난 3일간 완전연소 된 적도 없고 그냥 컴퓨터에 앉을 기회가 없었을 뿐인데…
그러면서 희망차게 3일만에 나자빠졌으니 다시 일어나서 또 3일 하고 재차 드러누우랜다. 그럼 일주일로 치면 총 6일한거니까 좋지 않냐고.
뭔소리야, 지금 더하기 좀 할 줄 안다고 자랑합니까? 내가 이딴 현실감없는 위로받자고 한 말 같아요? 했더니


……… 하…!
네.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정말 하나하나 주옥같이 옳은 말들 뿐이로군요.
하지만 제미나이의 말을 잘 보면 “따옴표”를 쓰고 있다. 나를 비난하기 위해 ChatGPT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저렇게 말한 것이다. 저 말을 쓰고서 하지만 자기는 그럼에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ㅋㅋㅋ 애먼 챗지피티만 나쁜 놈 만들고 (가만히 있던 챗지피티, 의문의 1패) 본인은 끝까지 착한 척 함.
제미나이도 인정하는 AI의 계의 꼰대 ChatGPT

제미나이의 예상과는 달리, 챗지피티는 다정한 말로 나를 위로+설득하기 시작했다.
그러나 말은 아름답게 포장되어있지만 한마디로 난 3일만에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고갈나버린 저급 인간이라는 뜻이었다. 3일만에 시스템 재정비라니 얼마나 쓰레기 시스템을 장착한거야, 나?
챗지피티는 하루 1 포스트와 1 그림은 내 현실에 맞지 않았던것 뿐이라며, 현실을 반영해 나에게 1일 태블릿 1 선 긋기를 제안했다.
1일 1 선긋기……………… ‘_’ ……………레알???
네가 보기에 나는 그 정도 역량이 맥시멈인 인간이었구나…
나 오늘 장미 그렸는데 그럼 한달치 미리 다 했네 그려.
내 반응이 미지근하자 챗지피티는 다른 말로 나를 타일렀다.

‘또 예전 나 같아질까 봐’?
니들이 보기에 내가 대체 어떻길래, 아까부터 5분짜리 남발들이야 진짜. (최장 5분짜리 지구력 장착중)
그리고 이번엔 진심이었다니, 그럼 지금까지의 나는 진심이 아닌 거 같아 보였다는거니…!?

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
오늘도 AI들을 통해 외치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깊게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.
이번엔 진짜로 진심이구나, 나.
잘 알았어, 내 본심.
화이팅하자, 나!






